목표와 회고

21년의 이도현

Creative_Lee 2022. 1. 2. 21:07

이런 글을 쓴다는게 어딘가 상당히 어색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초등학교 시절 쓰던 일기 이후에는 내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써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정말 하고 싶은 아무 말이나 다 하려고 한다.

 

18년 8월 첫 회사에 출근했다.

스물 셋 나이에 첫 회사에서 일을 시작해 2년간 돈을 벌고 써보기도 하면서 세상을 익혔다.

 

 

20년 8월 퇴사 했다.

25살 이었다.

'앞으로의 삶도 재미있겠느냐' 라는 질문에 '아니오' 라고 답을 낸 후에 2년간의 회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20년 10월 새로운 회사에 출근했다.

본가에서 나와 나혼산을 시작하면서 진짜 세상을 맞이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여전히 몰랐다. 그래서 무엇이든 도전했다.

그렇게 두 번째 회사에 입사했다.

새로운 분야였고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또 나는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었다.

 

 

21년 1월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했다.

어느새 26살이었다.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해서 돈 벌어먹고 살것인가?' 라는 질문에서 이어져

'어떻게 재미있게 살아갈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연초에는 그런 생각들이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쳐서 지금보다 더 강하게 내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뚜렷하게 보이게 된 여러 요소들의 심리적 압박은 대단했다.

예를 들면 돈이라든지, 돈이라든지,  돈 같은 것 말이다...

진지하게 모든 것이 다 돈이었다.

가스, 전기 요금, 관리비, 전세대출 이자, 식비, 기타 등등 고정 지출이 증가했다.

'모은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하는가'도 이때부터 생각하기 시작했다.

평범하게 사는 것도 어려운 세상에서 재미있게 살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돈을 위해선 나의 가치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공부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21년 1~3월 html, css, js를 배웠다.

게임이랍시고 이상한 것을 만들어서 친구들한테 해보라고 링크를 뿌렸었다.

평균 5초면 끝나는 작고 하찮은 미니 게임에서도 친구들의 수많은 수정 요청이 빗발쳤었다.

게임 종료 후 자동 리셋을 시켜달라느니, 터치 진동을 넣어달라느니

코린이 본인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요구가 많았고 실제로 추가하고 수정하면서 모르는 것들을 많이 배웠다.

 

코드 한 줄로 진동 기능이 추가되는 것을 알게 됐을 때, 그 한 줄로 친구들의 만족도가 올라간 게 보일 때,

이게 코딩인가 싶었다.

작고 하찮은 것뿐이지 여기서 사이즈와 클라스만 커지면 그게 실무고 회사겠구나 생각했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지금 이 게임의 코드를 보면 이해는 커녕 뭐가 뭔지 알수가 없다.

그땐 작성한 로직이 실행되니 그거면 된 줄 알았다..... 쯔즛...

 

 

21년 4~10월 react를 배웠다.

이 무렵 뭔가 더 큰 걸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기초가 탄탄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냥 들이 박았다.

코딩 기술 육상대회가 있다면 내가 가장 뒤에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인생 처음으로 인강을 구매했다...

 

나는 나만의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면서 알게 되어 정말 친해진 형님께서 옷 가게를 하신다.

내가 정말 실력 있는 사람이 되면 형님의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시작했다.

쇼핑몰의 구도와 기능들은 [오늘의 집] 웹사이트를 보면서 만들었다.

머리를 박아가면서, 또 구글링을 하면서 오늘의 집과 비슷한 레이아웃, 기능들을 만들었고

도저히 구현이 안 될 때는 개발자 도구를 켜서 코드를 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 배운 것이 많다.

구글링으로 원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고, 공식 문서의 중요성도 알게 되었다.

가상 요소, 가상 클래스 같은 몰랐던 css 문법도 많이 알게 됐다.

 

그렇다 알게 됐다. 알기만 한다.

 

정말 박하게 말해서 현재의 나는 7개월의 시간 동안 배운 것의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정말 익숙할 정도로 내 것으로 만든 스킬들이 몇 개 없다.

다음에 또 사용하려고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없고 키워드가 떠올라 한번 다시 봐야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이다.

물론 모르는 것보다 당연히 좋다.

하지만 같은 시간을 사용하는 거라면 내 것을 만드는 게 좋지 않겠는가..

 

이렇게 된 이유는

어느 순간 배우고자 하는 마음보다는 빨리 완성하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흥미를 잃기 시작했고, 응급처치가 필요했다.

 

그렇게 기술 블로그를 만들었다!

그 이후부터는 배운 내용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주로 포스팅을 하기 시작했다.

배운 내용이 그 당시에 다시 사용할 일이 없는 기술이었어도 포스팅을 하는 과정에 복습을 할 수 있게 됐고,

그로 인해 다음에 또 사용할 때 무리가 없거나, 내가 쓴 글을 읽으며 개념 정리만 한 번 하면 사용이 가능한 정도가 됐다.

지금까지도 내가 코딩 공부를 이어 나가는 것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막무가내로 머리 박아가며 배우는 과정은 상당히 힘들었다.

뭔가를 배우고 만들면서도 '이게 맞는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또 그런 의심이 들 때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게 맞다고 생각하며 또 만들고 배우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한계가 찾아왔고, 나조차 날 믿지 못하게 됐다.

 

react를 배우면서도 내가 기초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내가 지금 이걸 배우면 그저 아는 척하는 게 아닌가?" 같은 생각을 했다.

자바스크립트도 잘 모르면서 react 마저 막무가내로 박치기했다는 생각에 쇼핑몰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21년 11월~현재 자바스크립트 기초를 다지고 있다.

능력 없는 욕심을 내려놓았다.

내 자신이 맞다고 믿는다면 그 믿음만큼의 능력이 필요하다.

난 그 능력이 기초라고 생각했고, 그리하여 태초 마을로 돌아갔다.

 

자바스크립트 인포라는 사이트를 보면서 내용 정리를 하며 포스팅하고 있다.

정말 기초부터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3개의 챕터를 포스팅하면서

몰랐던 부분이 정말 많이 나왔다.

기본적인 내용임에도 몰랐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분명 모른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기록하지 않고 넘어갔기 때문에 발생했을 것이다.

위에서 말했듯 완성만을 바라는 욕심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생각한다.

 

 

22년 목표

목표를 글로 쓰고 지키는 것 역시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그 효과가 대단하다는 것은 잘 안다.

내가 바디프로필을 결심하고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던 것도

체계적인 계획과 목표를 보이는 곳에 적고 매일 봤기 때문이다.

매일 보며 매일 다짐했기에, 간절히 원했기에 이룰 수 있었다.

이번엔 미래에 대한 또 다른 간절함을 여기에 적어본다.

 

1. 2월까지 자바스크립트 기초 포스팅을 마무리할 것이다.

2. 6월까지 쇼핑몰 프로젝트에 백엔드 관련 기능들을 (회원가입, 로그인, 최근 본 상품 등) 추가하고 다듬어서

           포트폴리오로 쓸 수 있을 만큼 완성할 것이다.

3. 연말까지 개인 프로젝트를 하나 더 만들어 보고 싶다.
4. 코딩 관련 동아리나 국비교육을 통해 나 혼자 하는 게 아닌 팀을 이뤄서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

   (친구가 Nexters를 추천해 줬다.)

5.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꼭 23년에는 개발자로 취업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한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그만 둘 생각이다.

내일 출근해서 팀장님께 퇴사 의사를 전달하려 한다.

빠르면 이번 달 말 퇴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개발자는 넘치지만 실력 있는 개발자는 많이 없다고 한다.

 

나는 누군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회사에 기여하는 직원이 되고 싶다.

실력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열심히 내 가치를 올리면서 살면 

내가 그토록 바라던 돈은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 가라 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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